출처: http://sometimes-n.tistory.com/42 [종종 올리는 블로그]

[#독서노트] 김호연 작가의 <망원동 브라더스>

카테고리 없음 2022. 3. 27. 17:09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작품이 너무 좋길래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어 <망원동 브라더스>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되었다.

주인공 오영준은 망원동 옥탑방에 사는 잘나가는 작품이 없는 만화 작가이다. 어느 날 오영준은 자신의 첫 책을 낸 만화 출판사 영업부장이었던 김 부장을 맞으러 공항에 갔다. 담당 편집자가 절대 안 팔릴 거라고 한  만화를 김 부장은 어떻게든 팔아보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오영준의 유일한 우군이었다. 김 부장은 캐나다에 이민을 갔다가 적응을 하지 못해 가족은 캐나다에 둔 채 자신만 되돌아온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귀국한다고 옛 직장 부하였던 오영준을 마중 나오라고 한 게 아니라 오영준의 옥탑방에 더부살이를 하려고 오영준을 부른 것이었다. 마음 약한 오영준은 안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김 부장을 받아들인다. 김 부장은 돈을 들이지 않고 오영준이 옥탑방에서 살려고 계획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옥탑방 건물 주인인 슈퍼할아버지한테(슈퍼를 운영해서 슈퍼할아버지가 아니라 슈퍼맨의 능력을 지녔다고 슈퍼할아버지라고 부름) 걸려서 월 15만 원의 집세를 더 내기로 한다.

동인천에 사는 K 선배 자녀 돌잔치에 갔다가 학습만화 일거리를 얻고 그곳에서 10년 전 자신에게 만화를 가르쳐 준 ‘싸부’를 만났다. 싸부는 잘나가는 후배한테 만화 스토리를 보냈는데 그 후배는 두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고 돌잔치 하는 그곳에서 만난 후배에게 화가 난 싸부는 방울토마토, 포도 따위 접시에 있던 과일을 마구 던졌다. 주변 사람들이 말려서 싸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오영준도 싸부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싸부는 오영준과 함께 있을 때 신설 놀음하던 만화판이 아니라면서 자신의 궁색한 처지를 드러낸다. 싸부는 오랜만에 오영준을 만나서 너무 좋다면서 술이나 한 잔 더 하자고 하면서 연회장 안으로 들어간다. 연회장 안으로 들어가서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싸부는 아까 과일을 던졌던 후배한테 가서 뒤통수를 갈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잘 나갔던 만화 스토리 작가인 싸부는 90년대 들어서면서 만화 공장에서 한 달에 수십 권의 만화를 뽑아내는 대본소 공급용 공장제 만화 시스템이 한국 만화 창작의 주를 이르게 되자 싸부에게 가는 일거리가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그마저도  없어져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싸부에게 주어지는 일은 없었다. 싸부는 만화 스토리를 접고 영화 시나리오에 매달렸으나 싸부에게 돌아오는 일은 없었고 돈을 떼이거나 초고 단계에서 엎어지는 바람에 싸부는 영화판에서도  나온다.

옥탑방 옆에 텐트를 치고 자고 있던 김 부장이 어느 날 사람이 죽었다면서  호들갑을 떨면서 오영준을 깨운다. 오영준은 무슨 일인가 싶어 김 부장이 죽었다고 하는 사람을 들쳐보고는 그 사람이 싸부라는 걸 알아차린다. 노숙자처럼 입성이 엉망인 싸부는 아프기 때문에 조금 더 자야 한다면서 방으로 들어가 옷을 입은 채로 침대에 쓰러져 잔다. 이틀을 자고 일어난 싸부와 오영준 그리고 김 부장은 오영준의 단골 식당인 할매식당에 가서 점심과 함께 막걸리를 먹으면서 친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싸부는 가전제품 매장에서 에어컨을 주문한다. 자신은 더우면 못 산다는 말을 하면서. 

이렇게 세 사람의 동거는 시작된다. 싸부는 건물 주인인 슈퍼할아버지의 갈굼에도 끄떡하지 않고 대거리를 한다. 슈퍼할아버지는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자신의 말에 대거리를 하는 싸부에게 욕을 하고 오영준에게는 집세도 밀렸는데 전기세도 밀리면 봐주기 어렵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간다. 다음날 싸부는 은행에 돈을 찾으러 간다면서 나갔다가 저녁이 되어서도 돌아오지 않는다. 김 부장은 싸부가 집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싸부에게서 오영준한테 전화가 온다. 자신은 지금 슈퍼할아버지가 있는 복덕방에 있다고 거기로 내려오라고 한다. 복덕방에 내려갔더니 싸부는 슈퍼할아버지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내기 바둑을 두고 있었다. 심지어 내기 바둑을 이겨서 진 사람이 내기로 했다면서 슈퍼할아버지가 산 중국음식과 함께 술을 슈퍼할아버지와 함께 먹는다.

오영준이 사는 옥탑방 근처에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오픈 이벤트로 분식 빨리 먹기 대회를 한다. 이 대회에서 1등을 한 사람이 오영준의 대학시절 동아리 후배인 삼척동자다. 삼척동자는 아는 척, 잘 생긴 척, 돈 많은 척을 해서 삼척동자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는 근처에 있는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빨리 먹기 대회에서 우승한 부상으로 생긴 대형 텔레비전을 오영준의 옥탑방에 기증을 하면서 자주 놀러 온다고 한다. 이렇게 혼자 살기도 버거운 8평짜리 옥탑방에 장정 4명이 사는 사연이 시작된다. 

슈퍼할아버지가 구해준 날일로 일당을 번 싸부는 후배 부부가 하는 아귀찜 식당으로 오영준과 김 부장을 데리고 갔다가 2차는 오영준만 데리고 아가씨가 나오는 술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오영준은 주연이라는 여종업원을 만나게 된다. 주연도 오영준처럼 싸부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서 싸부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오영준은 예쁘다가보다는 잘생겼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주연에게 끌리고 만화를 좋아한다는 주연에게 만화책을 갖다주고 쉬는 날에 전화를 해서 만난다. 주연은 모임이 있다고 하면서 오영준과 함께 가자고 했고 오영준은 그러자고 한다. 주연은 술집에 다니면서도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고 대학원 동기의 출판기념회에 같이 가자고 오영준에게 제안한 것이었다. 오영준은 주연의 제안을 수락하고 주연과 함께 출판기념회에 간다. 오영준은 주연이 출판기념회에 있었던 엔젤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고 자신은 한낱 들러리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주연과는 결별하게 된다. 

김 부장은 평소 끊이던 해장국 실력으로 싸부의 후배 아귀찜 식당에서 새벽부터 아침까지 해장국집을 한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장사가 잘 될 거란 기대로 시작했지만 김 부장의 해장국집은 생각만큼 장사가 되질 않는다. 해장국집이 장사가 안되자 김 부장과 오영준은 다툰다. 어느 날 싸부는 주연이 일하는 술집 ‘너티 걸’의 마담과 여자 둘을 데리고 김 부장의 해장국집으로 왔다. 싸부와 함께 온 ‘너티 걸’의 마담은 주연과 무슨 일이 있었냐며 오영준에게 묻는다. 주연이 오영준을 만난 후 얼굴색이 어두웠고 며칠 후부터 가게에 나오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장정 세 명과 8평 옥탑방 쓰기에 한계에 다다랐음을 느낀 오영준은 이사 갈 방을 구하러 다닌다. 원래 습기 때문에 반지하는 싫어하지만 집을 너무나 깨끗하게 쓰는 여자의 집을 보고 마음에 든다. 하물며 그곳에는 자취생의 로망인 욕조와 빈 백(bean bag)도 있었다.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집주인인 조그만 여자와 가계약을 한다. 집주인 여자는 자신이 집을 구하면 집을 비워주겠다고 한다. 오영준은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자그맣고 부지런한 이 여자에게 끌려 둘은 사귀게 된다. 

옥탑방 옆에 있는 빌라에서 불이 나고 싸부가 평소 좋아하던 연숙 아줌마와 딸을 구해주면서 <망원동 브라더스>는 해체의 길을 맞는다. 싸부는 연숙 아줌마와 딸을 구해주고 그들의 은인이 되면서 그들과 함께 살게 되고 김 부장은 캐나다의 부인과 딸이 귀국했고 삼척동자는 고시원으로 돌아가면서 망원동 브라더스는 자연스럽게 해체가 된다.

옥탑방에 남자 4명이 사는 얘기를 이처럼 재미있게 그릴 수 있다니…. <망원동 브라더스>를 쓴 김호연 작가가 나와 잘 맞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 잘 맞는 작가를 한 사람 더 알게 되어 행복하다.

 

[#독서노트]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베스트셀러 |

카테고리 없음 2022. 3. 24. 14:22

 

공부를 핑계로 한동안 책을 너무 안 읽어 책을 읽어야겠다란 생각에 예스24에서 베스트셀러를 검색해 봤다. 검색해서 뜬 책 중에 이 책 <불편한 편의점> 두 번째인가에 있었다. 산청도서관 홈페이지로 가서 검색해 봤다. 대출 중이지만 다행히 책은 있었다. 예약을 했더니 이틀 만에 책이 도서관으로 왔다고 도서관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왔길래 가서 빌려서 읽었다.

이야기는 학교교사였다가 정년퇴직을 하고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 여사가 파우치를 잃어버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요즘 부쩍 건망증이 심해져서 치매인가 걱정을 했고 잃어버린 파우치를 찾으려고 타고 가던 전철에서 내려 들렀던 곳들을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염 여사에게 전화가 왔다. 염 여사에게 전화를 한 남자는 어눌한 말투로 자신이 염 여사의 지갑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염 여사는 전화를 끊고 지갑을 찾으러 전화를 한 사람을 찾아간다. 

염 여사의 파우치를 주운 사람은 노숙자(나중에 노숙자는 그의 이름을 ‘독고’라고 했다)였고 염 여사가 그를 본 순간 다른 노숙자들에게 맞으면서까지 파우치를 뺏기지 않으려고 독고는 최선을 다한다. 염 여사는 독고와 노숙자들이 싸우는 걸 보면서 노숙자가 들고 있는 파우치가 자신의 파우치임을 알고 노숙자를 가방으로 내리치고는 도둑이야, 하고 외친다. 길을 가던 행인들이 염 여사의 도둑이야하고 외치는 소리에 노숙자들을 지켜보자 파우치를 뺏으려던 노숙자들은 몸을 돌려 달아났다. 

노숙자들한테서 파우치를 지킨 독고는 염 여사가 파우치를 돌려달라고 하자 파우치 속의 주민등록증을 꺼내서 보고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말해 보라고 했다. 주민등록증 속의 사진은 찍은 지 오래되어 파우치의 주인인지 알기 어려웠지만 염 여사가 주민등록번호를 외자 파우치의 주인임을 알아차리고 염 여사에게 파우치를 돌려준다. 염 여사는 독고가 경우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는 사례로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의 산해진미 도시락을 주면서 언제든지 배고프면 자신이 운영하는 이곳 편의점에 와서 도시락을 먹으라고 한다. 염 여사는 새 도시락을 먹으라고 했지만 그날 이후로 독고는 도시락 폐기 시간에 맞춰 편의점에 들러서는 폐기 도시락을 먹었다. 편의점 알바 시현이 독고에게 새 도시락을 먹으라고 했지만 독고는 한사코 폐기 도시락을 먹었다. 

야간에 편의점을 봐주던 성필 씨가 편의점을 그만두는 바람에 땜빵으로 야간에 편의점을 보다가 염 여사가 불량 청소년들에게 된통 당할 뻔한 걸 독고가 구해준 걸 계기로 독고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된다. 독고는 노숙자답지 않게 편의점 일을 금세 배우고 일을 하게 된다. 독고는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진상 중의 진상)을 물리치고 주간 알바 시현에게 인정을 받게 되고 백수이면서 집에서 게임만 하는 아들에게 삼각김밥과 편지를 주라고 조언을 하는 바람에 또 다른 주간 알바인 오 여사에게서도 인정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착하고 성실한 독고를 알아보고 동네 할머니들이 편의점을 찾는 바람에 편의점 매출도 오른다. 

배우였지만 작가가 된 인경은 등단은 했지만 이렇다할 작품이 없어 마지막으로 작품을 한 편 써야겠다 싶어 고시원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토지문화관에서 만난 희수 샘이 자신의 딸이 기거하던 빌라에서 글을 써보라고 해서 거기로 갔다. 거기로 가서 생활하다가 시간도 아낄 겸 도시락을 사려고 편의점에 들렀던 인경은 독고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찾던 도시락이 없자 편의점에서 일하던 독고에게 도시락을 원래 많이 들여놓지 않는지 묻고 독고는 폐기를 많이 남기지 않으려고 도시락을 많이 받지 않는다고 대답을 하면서 죄송하다고 한다. 편의점도 불편하고 편의점에서 일하는 독고도 불편했던 인경은 여자 알바가 있을 때만 편의점을 이용하기로 마음먹는다. 

줄거리를 더 쓰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줄거리는 여기서 줄인다.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가는 데다가 깊이가 있고 위트가 있는 문체는 흡사 박민규 작가를 떠올리게 했다. 야호~~. 

노숙자였던 독고의 직업이 의사인 게 드러나면서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도 인기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다.

20220313(일)

카테고리 없음 2022. 3. 13. 22:13